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6

상품의 디자인 요소 — 서비스

기업의 디자인 요소인 상품, 기업, 접점 중 상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세 가지 상품 디자인 요소 중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살펴보겠습니다.

서비스는 고객 센터, A/S 등 상품이 전달하는 가치가 유지·보존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 상품이 물리적인 형태를 갖춘 제품이던 과거에는 ‘서비스’와 제품을 구별해서 다루기도 했으나,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제품의 기능과 서비스의 경계가 흐려지는 추세입니다. 제품이 상품의 기능을 대부분 담고 있다해도 서비스가 상품 선택을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식이지요. 리퍼폰으로 교체해주는 A/S 정책 때문에 아이폰 전환을 꺼리는 갤럭시 사용자의 사례는 제품과 서비스를 똑같이 중시하는 사용자 인식을 잘 보여줍니다.

정보사회에 접어들어 빠르게 발전한 IT 산업은 세상 거의 모든 상품의 서비스를 전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서비스 채널을 열어놓을 수 있게 되었고,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시간·장소·개인에 대응한 맞춤 서비스가 가능해졌지요.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IT 기업은 사용자에게 재화 대신 정보와 연결을 대가로 기능을 제공하고, IT 기업의 방법론에 영향을 받아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이 발전하면서 서비스는 사용자와 상품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서비스의 설계디자인가 상품의 가치를 바꾸어 놓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지요.

다음 사례들은 이러한 시대 변화를 잘 보여줍니다.

샤오미小米

샤오미 Mi Home 앱

샤오미는 자사의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OS를 사용하고 있지만 C/S 채널과 사용자 커뮤니티를 OS 차원에 도입하는 등 전체적인 설계를 교체했습니다. 스팩 대비 최저가에 가까운 하드웨어 가격은 직접 운영하는 콘텐츠 마켓플레이스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보전하지요. 대신 OS 단에서 사용자와 직접 소통하고 피드백을 일주일 단위로 서비스 개선에 적용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정의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세계 5위 안에 드는 스마트폰 메이커로 성장했습니다.

샤오미는 백색가전에서도 남다른 서비스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직접 운영하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사전 판매 방식으로 신상품을 출시해 초기 생산 리스크를 낮추고 입소문 마케팅 효과도 얻고 있습니다. 기존 가전제품처럼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지만, 통합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편리한 부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접근도 남다릅니다. 사용자는 앱을 설치하고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샤오미에 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또한, 통합 앱에는 사오미의 전 제품 카타로그와 구매 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샤오미는 거의 모든 사용자와 마케팅 및 판매 채널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이 같은 서비스 전략을 기반으로 마케팅 비용, C/S 채널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타사보다 낮은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쯤 되면 서비스가 상품의 가격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테슬라 Tesl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배터리용량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75D모델 (현재 모델은 배터리 용량에 차이가 없음)

테슬라 역시 서비스 설계디자인을 통해 상품을 새롭게 정의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연기관 자동차는 동일 모델 안에서 배기량, 연료, 편의 장치 등 하드웨어가 서로 다른 차를 만들어 판매해 왔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완전히 똑같은 종류의 하드웨어를 생산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라 성능이 바뀌는 방식으로 자동차를 판매합니다.

소프트웨어로 판매하는 대표적인 부가 기능이 바로 자율주행입니다. 처음부터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모델을 구매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구매해 언제든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배터리 저장 용량 마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살 수 있도록 설계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이 다른 경우 차 뒤에 붙는 모델명 또한 다른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배터리 용량을 구매하면 나중에 서비스 센터에서 모델명 글자판을 교체해주는 식입니다. 상품자동차을 만들 때, 서비스 설계디자인 덕분에 효율적인 단일 제조 공정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보쉬Bosch

독일 보쉬는 판매하는 중장비에 IoT를 결합해 기계 상태를 자동으로 모니터링합니다. 만약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고객이 요청하지 않아도 장비를 수리할 수 있습니다. 중장비 자체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건설 현장을 멈추지 않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IT 혁신에서 비롯된 이 같은 변화는 기존 서비스 개념을 넘어서 서비스 요소가 상품의 기능을 확장하고 가격 정책마저 바꾸고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서비스 디자인/ UX 디자인이 주목받는 것 역시 서비스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상품의 디자인 요소 — 정리

모두 4회에 걸쳐 가장 중요한 기업의 디자인 요소인 상품을 다시 세가지 요소로 나누어 살펴보았습니다. 세가지 요소와 디자인의 관계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기능과 디자인
상품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디자인이 기능을 다루는 전략이 바뀌어야 함

탄생기 — 상품의 핵심 기능에 따르는 디자인설계, 모양, 형태
성장기 — 상품의 全形(최고의 기능, 가격, 서비스 만족 디자인 = 히트상품 디자인) 추구.
— 혹은, 히트상품 등장에도 흔들림 없는 확고한 포지션 확보
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3

성숙기 — 디자인모양, 형태의 기능化, 핵심 사용자층의 정체성과 취향이 반영된 디자인 추구
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4

가격과 디자인
디자인설계으로 경쟁력있는 가격을 만들거나,
가격을 뛰어넘는 디자인모양, 형태을 제공하거나.
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5

서비스와 디자인
서비스 설계디자인로 상품의 기능 확장
서비스 설계디자인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조
서비스 설계 = 새로운 가치 디자인
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6

다음 포스팅에선 기업의 디자인요소 중 두 번째, 기업과 브랜딩을 설명하겠습니다.

포스팅 요약
서비스가 상품의 새로운 가치 창조를 주도한다

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5

상품의 디자인 요소 — 가격

계속해서 기업의 디자인 요소인 상품, 기업, 접점 중 상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품은 기능, 가격, 서비스의 세 요소로  다시 한  번 나눠 볼 수 있는데, 지난 회 까지는 기능을 살펴보았고 이번 포스팅에선 가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과 가격을 관계를 생각해보면 ‘디자인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고, 디자인이 그저 그렇다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을 우선 떠오를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전혀 문제없는, 매우 상식적인 인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디자인을 단순히 완성된 상품의 모양이나 형태로 취급하고 있으므로 디자인과 가격의 유기적인 관계가 피상적으로 다루어 지고 있습니다.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면 디자인이 어떻게 가격과 연결되는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든 가격은 매우 중요한 경쟁 요소입니다.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생산 비용이 첫 번째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 디자인은 생산 비용과 바로 연결됩니다. 목표한 가격에 맞추기 위해 디자인설계을 변경하거나, 매력적인 디자인모양, 형태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디자인설계이 가격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케아의 가격 디자인 전략

이케아는 디자인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만드는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이케아는 사용자가 직접 배송하고 조립하게 만들어 가격을 낮춘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중간 유통과 조립 비용이 빠진 것 이상으로 상품 가격이 저렴하지요. 대량 생산을 통해 개체의 단가를 낮추는 것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시도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케아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에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상품을 디자인함으로써 경쟁력을 극도로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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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의 디자인 혁신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플랫팩 포장입니다. 플랫팩은 매장이자 창고인 이케아의 적제 효율을 높이고 물류비를 줄임과 동시에, 소비자의 자동차로 가구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부피를 최소화한 포장 방법입니다. 처음부터 배송비를 없애고자 한 이케아의 가격 정책이 만들어 낸 방법론이지요. 그래서 이케아의 거의 모든 상품은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플랫팩 포장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보통 가구라면 한 덩어리로 처리할 부품을 어떻게 분리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는 조립방법을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만 합니다. 이케아 가구를 직접 조립해 보셨다면 어째서 이 부분을 굳이 두 개의 부품으로 나누었을까 의아한 경우가 있었을 거예요. 바로 포장과 적재에 맞춰 상품을 디자인했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요구되는 내구성을 만족하면서도 최대한 가벼운 자재를 선택하기 위해 새로운 자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파티클 보드가 그것인데, 이케아 가구가 조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씩 가구에서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품질이 높지 않은 파티클 보드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케아 조립 설명서는 텍스트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또한 전 세계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을 유통하여 관리비용을 줄이는 디자인이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온통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이케아지만, 가성비만 밀어붙이며 상식을 벗어난 모양의 상품을 억지로 사용자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저가를 추구하면서 이렇게 하는 일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케아는 종종 나사를 사용하지 않는 실험적인 상품도 발표하는데, 대부분의 가구 메이커가 채택하는 쉬운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조립 방법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패키지에 포함되는 부품 수를 줄이면서도 모양과 내구성은 손해 보지 않는 방법 같은 것 말이지요.

일반적인 책상의 다리 연결부
이케아 Lisabo 책상에 적용된 다리 연결부 콘셉트 디자인. Knut and Marianne Hagberg

이케아 PS 시리즈는 떠오르는 글로벌 디자이너, 디자인 스튜디오와 함께 1년 이상의 워크숍 과정을 통해 개발하는 디자인 가구 라인입니다. 이케아는 2~4년 주기로 PS 시리즈를 발표하는데, 이케아가 지향하는 ‘민주적 디자인 democratic design’를 반영한 새로운 콘셉트의 디자인 가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케아 PS 라인 상품
영국의 디자이너 톰딕슨Tom Dixon이 디자이너와 함께 이케아 워크숍을 진행하는 모습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원가, 자재, 생산, 유통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 디자인설계을 잡은 이후에 지속해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가격을 만족하는 새로운 디자인 가구를 만들기 위해 1년 이상의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지요.

많은 양을 한 번에 생산하기 때문에 개당 0.1원이라도 커다란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상품 디자인과 가격의 관계나 이러한 상품 개발 노력이 이케아만의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으로 알려진 이케아의 상품개발 과정은 디자인과 가격을 동시에 추구하는 좋은 본보기라 하겠습니다.

이를 반대로 보면 훌륭한 디자이너는 합리적으로 원가를 낮추면서 경쟁력 있는 — 고객 만족도가 높은 — 디자인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는 기업 주도로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낸 사례로 볼 수도 있고요.

디자인, 기능, 가격

허먼 밀러Herman Miller VS 이케아IKEA

물론, 위 사진의 두 제품은 소구하는 대상타겟이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자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의자라는 근본적인 기능은 다르지 않습니다. 기업은 타겟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디자인모양, 형태을 중심으로 4,200달러 상품을 만들 수도 있고, 가격을 중심으로 160달러 상품을 디자인설계 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1에서 Design을 올바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설계設計 Shèjì’로 번역해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설계 과정에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자재를 선택하고 제조공정도 바꿨다’고 하면 design을 모양이나 형태로 해석하는 습관을 벗어날 수도 있고, 모양이나 형태를 보면서 ‘설계가 좋다’고 표현하는 것도 꽤 자연스럽기 때문이죠.

건축이나 제품 디자인 분야는 설계기획·개발의 관점으로 디자인을 인지하는 훈련이 되어있고, 중국은 Design을 ‘설계設計 shiji’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으므로, 중국 시장이 점점 중요해지는 우리로서 실용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포스팅 요약

가격
디자인은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훌륭한 디자이너는 가격 경쟁력과 모양·형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