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5

상품의 디자인 요소 — 가격

계속해서 기업의 디자인 요소인 상품, 기업, 접점 중 상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품은 기능, 가격, 서비스의 세 요소로  다시 한  번 나눠 볼 수 있는데, 지난 회 까지는 기능을 살펴보았고 이번 포스팅에선 가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과 가격을 관계를 생각해보면 ‘디자인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고, 디자인이 그저 그렇다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을 우선 떠오를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전혀 문제없는, 매우 상식적인 인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디자인을 단순히 완성된 상품의 모양이나 형태로 취급하고 있으므로 디자인과 가격의 유기적인 관계가 피상적으로 다루어 지고 있습니다.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면 디자인이 어떻게 가격과 연결되는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든 가격은 매우 중요한 경쟁 요소입니다.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생산 비용이 첫 번째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 디자인은 생산 비용과 바로 연결됩니다. 목표한 가격에 맞추기 위해 디자인설계을 변경하거나, 매력적인 디자인모양, 형태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디자인설계이 가격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케아의 가격 디자인 전략

이케아는 디자인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만드는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이케아는 사용자가 직접 배송하고 조립하게 만들어 가격을 낮춘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중간 유통과 조립 비용이 빠진 것 이상으로 상품 가격이 저렴하지요. 대량 생산을 통해 개체의 단가를 낮추는 것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시도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케아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에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상품을 디자인함으로써 경쟁력을 극도로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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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의 디자인 혁신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플랫팩 포장입니다. 플랫팩은 매장이자 창고인 이케아의 적제 효율을 높이고 물류비를 줄임과 동시에, 소비자의 자동차로 가구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부피를 최소화한 포장 방법입니다. 처음부터 배송비를 없애고자 한 이케아의 가격 정책이 만들어 낸 방법론이지요. 그래서 이케아의 거의 모든 상품은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플랫팩 포장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보통 가구라면 한 덩어리로 처리할 부품을 어떻게 분리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는 조립방법을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만 합니다. 이케아 가구를 직접 조립해 보셨다면 어째서 이 부분을 굳이 두 개의 부품으로 나누었을까 의아한 경우가 있었을 거예요. 바로 포장과 적재에 맞춰 상품을 디자인했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요구되는 내구성을 만족하면서도 최대한 가벼운 자재를 선택하기 위해 새로운 자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파티클 보드가 그것인데, 이케아 가구가 조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씩 가구에서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품질이 높지 않은 파티클 보드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케아 조립 설명서는 텍스트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또한 전 세계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을 유통하여 관리비용을 줄이는 디자인이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온통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이케아지만, 가성비만 밀어붙이며 상식을 벗어난 모양의 상품을 억지로 사용자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저가를 추구하면서 이렇게 하는 일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케아는 종종 나사를 사용하지 않는 실험적인 상품도 발표하는데, 대부분의 가구 메이커가 채택하는 쉬운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조립 방법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패키지에 포함되는 부품 수를 줄이면서도 모양과 내구성은 손해 보지 않는 방법 같은 것 말이지요.

일반적인 책상의 다리 연결부
이케아 Lisabo 책상에 적용된 다리 연결부 콘셉트 디자인. Knut and Marianne Hagberg

이케아 PS 시리즈는 떠오르는 글로벌 디자이너, 디자인 스튜디오와 함께 1년 이상의 워크숍 과정을 통해 개발하는 디자인 가구 라인입니다. 이케아는 2~4년 주기로 PS 시리즈를 발표하는데, 이케아가 지향하는 ‘민주적 디자인 democratic design’를 반영한 새로운 콘셉트의 디자인 가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케아 PS 라인 상품
영국의 디자이너 톰딕슨Tom Dixon이 디자이너와 함께 이케아 워크숍을 진행하는 모습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원가, 자재, 생산, 유통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 디자인설계을 잡은 이후에 지속해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가격을 만족하는 새로운 디자인 가구를 만들기 위해 1년 이상의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지요.

많은 양을 한 번에 생산하기 때문에 개당 0.1원이라도 커다란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상품 디자인과 가격의 관계나 이러한 상품 개발 노력이 이케아만의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으로 알려진 이케아의 상품개발 과정은 디자인과 가격을 동시에 추구하는 좋은 본보기라 하겠습니다.

이를 반대로 보면 훌륭한 디자이너는 합리적으로 원가를 낮추면서 경쟁력 있는 — 고객 만족도가 높은 — 디자인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는 기업 주도로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낸 사례로 볼 수도 있고요.

디자인, 기능, 가격

허먼 밀러Herman Miller VS 이케아IKEA

물론, 위 사진의 두 제품은 소구하는 대상타겟이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자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의자라는 근본적인 기능은 다르지 않습니다. 기업은 타겟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디자인모양, 형태을 중심으로 4,200달러 상품을 만들 수도 있고, 가격을 중심으로 160달러 상품을 디자인설계 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CEO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모든 것 – 01에서 Design을 올바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설계設計 Shèjì’로 번역해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설계 과정에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자재를 선택하고 제조공정도 바꿨다’고 하면 design을 모양이나 형태로 해석하는 습관을 벗어날 수도 있고, 모양이나 형태를 보면서 ‘설계가 좋다’고 표현하는 것도 꽤 자연스럽기 때문이죠.

건축이나 제품 디자인 분야는 설계기획·개발의 관점으로 디자인을 인지하는 훈련이 되어있고, 중국은 Design을 ‘설계設計 shiji’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으므로, 중국 시장이 점점 중요해지는 우리로서 실용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포스팅 요약

가격
디자인은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훌륭한 디자이너는 가격 경쟁력과 모양·형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